한국 스키장에 외국인이 몰리는 이유: 일본보다 저렴한 가격과 서울 접근성

평생 눈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지난겨울 한국 스키장에 줄을 섰습니다. 바로 베트남 사람들입니다. 베트남 여행객들 앞에는 한국과 일본 스키 여행 상품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하노이에서 출발하는 비행시간도 두 나라 모두 5시간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달랐습니다. 한 시즌 동안 베트남의 한국행 스키 여행 수요는 약 40% 증가한 반면, 일본행은 10%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 지난 시즌(2025/26) 하이원리조트 외국인 방문객은 약 4만 3,000명으로 전년(약 2만 8,000명)보다 54% 늘었습니다.
- 외국인이 한국 스키장을 고르는 이유는 일본보다 싼 가격, 가까운 거리, 초보자 시설, 서울 관광과의 연계, 리조트의 오랜 해외 마케팅입니다.
- 반면 국내 스키장 이용객은 2011/12 시즌 약 686만 명에서 최근 300만 명대로 줄었고, 스키장도 17곳에서 약 12곳으로 줄었습니다.
실제로 강원도 하이원 리조트는 지난겨울 외국인 방문객이 약 4만 3,000명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1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이 약 1만 5,000명 더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베트남 최대 명절인 설 연휴에는 고향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한국 스키장을 찾는 여행객까지 등장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설은 온 가족이 모이는 매우 중요한 명절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귀한 연휴를 해외에서 눈을 구경하고 스키를 즐기는 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눈을 거의 볼 수 없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의 겨울 풍경과 스키장이 새로운 해외여행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노이에서 온 리엔 응우옌 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키를 신었습니다. 슬로프에 올라서자마자 넘어졌고, 다시 일어나서도 여러 번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국 혼자 슬로프 끝까지 내려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처음 눈 위를 달려 내려온 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은 지난겨울 강원도 곳곳에서 반복됐습니다. 현지 여행사들도 최근 베트남 여행객들이 스키와 눈축제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합니다. 명절에 눈을 보러 해외로 떠나는 것이 새로운 여행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행 스키 여행이 인기를 얻으면서 가격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부 베트남 여행사에서 판매한 한국 스키 여행 상품은 약 123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현지 직장인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한국행 상품은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판매됐습니다. 늦게 예약하려는 사람들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어도 자리가 없어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베트남 여행객은 왜 일본 대신 한국 스키장을 골랐을까?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아시아에서 스키 여행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홋카이도와 니세코, 나가노와 하쿠바는 전 세계 스키어들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어 하는 유명한 지역입니다. 일본의 눈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고, 스키장 시설과 주변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실제로 하쿠바 지역에는 여러 스키장이 모여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약 192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 10년 만에 가장 많은 관광객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스키장이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도 베트남 여행객들은 왜 일본보다 한국을 선택했을까요?
그 이유는 여행 상품 가격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출발하는 스키 여행 상품을 비교하면 한국행은 약 10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일본행은 약 280만 원부터 시작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같은 스키 여행인데 일본이 한국보다 약 3배 가까이 비싼 것입니다. 가격 차이만 약 180만 원에 달합니다.
스키를 처음 경험하는 여행객이라면 눈의 품질이나 세계적인 명성보다 먼저 고려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나 부담 없이 눈 위에서 스키를 경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일본 여행 한 번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한국은 여러 번 방문할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됩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한국 스키장, 무엇이 편할까?
한국 스키장의 또 다른 장점은 서울과의 접근성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춘천에 위치한 엘리시안 강촌입니다. 서울에서 전철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우며, 스키 장비 대여와 초보자를 위한 강습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낮에는 스키를 배우고 저녁에는 서울로 이동해 쇼핑과 맛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상봉역에서 경춘선 전철이나 ITX-청춘을 타면 1시간 안팎에 엘리시안강촌역(백양리역)에 도착하고, 역에서 리조트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다닙니다. 렌터카 없이도 당일치기 스키가 가능하다는 점은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큰 장점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스키장은 단순히 스키만 타는 여행지가 아닙니다. 서울 관광과 쇼핑, 음식, 한국 문화 체험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여행 상품인 것입니다.
한국 스키장은 어떻게 외국인 관광객을 모았을까?
한국 스키장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하이원 리조트는 약 18년 전부터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스키 행사를 운영했습니다. 처음에는 23명으로 시작했지만 5년 뒤에는 850명까지 참가자가 늘었습니다. 스키 강습과 한국 문화 체험을 결합해 홍콩과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을 유치한 것입니다.
이후 태국과 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눈썰매 행사도 별도로 진행했습니다. 오랜 시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최근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도 늘었습니다. 하이원은 스키장에 외국인 전용 원스톱 서비스 라운지를 마련하고 하루 일정의 원데이 스키 투어를 운영했으며, 양양국제공항 전세기와 연계해 필리핀 단체 관광객도 유치했습니다. 다만 앞서 소개한 4만 3,000명은 스키장만이 아니라 하이원리조트 전체를 방문한 외국인 수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10여 년 전부터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국 겨울 관광을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서는 광고를 통해 눈을 보기 어려운 국가의 사람들에게 한국 겨울의 매력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베트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겨울철 한국 여행을 찾는 주요 국가로는 대만,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 겨울에도 눈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입니다.
홍천 비발디파크 역시 지난겨울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싱가포르와 대만, 홍콩 관광객들이 주요 방문객이었습니다.
평창 모나용평은 스키를 타지 못하는 관광객도 눈을 즐길 수 있도록 눈 테마파크를 조성했습니다. 스키를 잘 타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에서 벗어나 눈 자체를 처음 경험하는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변화 이후 관련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강원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겨울 관광 수요는 상당합니다. 지난겨울 강원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약 3,500만 명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했습니다. 강원도의 겨울 풍경과 스키장, 눈 덮인 남이섬 등 다양한 관광지가 외국인과 국내 여행객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늘었는데, 한국인 이용객은 왜 줄었을까?
여기까지만 보면 한국 스키장에 다시 전성기가 찾아온 것처럼 보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리조트 매출이 증가하며 겨울 관광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중요한 사실 하나가 빠져 있습니다.
바로 한국인 스키장 이용객은 여전히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홍천 비발디파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증가했지만 한국인 방문객은 최근 3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과 국내 스키 시장이 회복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 것입니다.
과거에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친구들과 함께 스키장으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대학생들은 겨울철 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주말이면 강원도로 향하는 차량이 스키 장비를 싣고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2011/12 시즌 전국 스키장을 찾은 이용객은 약 686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당시에는 스키장이 겨울철 대표적인 여가 활동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용객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0/21 시즌에는 전국 스키장 방문객이 약 145만 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고 수준이었던 686만 명과 비교하면 상당한 감소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과거의 이용객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20 시즌에도 스키장 이용객은 약 376만 명으로 이미 최고점의 절반 수준에 가까웠습니다.
이후 2022년 겨울 약 373만 명을 기록했지만 최근까지도 300만 명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기존의 감소 흐름을 더욱 빠르게 만들었을 뿐, 한국 스키장 쇠퇴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 시즌 | 전국 스키장 이용객 | 특징 |
|---|---|---|
| 2011/12 시즌 | 약 686만 명 | 역대 최고 수준 |
| 2019/20 시즌 | 약 376만 명 | 최고점의 절반 수준 |
| 2020/21 시즌 | 약 145만 명 | 코로나19로 급감 |
| 최근 시즌 | 300만 명대 |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 더딤 |
자료: 한국스키장경영협회 집계를 인용한 언론 보도. 협회는 이후 이용객 통계를 더 이상 공개하지 않고 있어, 최근 수치는 보도 기준입니다.
이용객 감소는 실제 스키장 폐업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과거 전국에는 약 17곳의 스키장이 운영됐지만 최근에는 약 12곳만 리프트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세 곳 중 한 곳 가까이가 사라진 셈입니다.
강원도 고성에 있던 알프스 스키장은 이미 오래전에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과거 많은 사람이 찾았던 콘도와 부대시설은 방치됐고, 슬로프였던 비탈에는 잡초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재개장을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폐허처럼 남아 있습니다.

태백의 일부 스키장 슬로프 역시 오랫동안 운영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양주의 스타힐리조트와 포천 베어스타운, 용인 양지파인리조트 등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스키장들도 운영을 중단하거나 스키장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스키장이 사라지면 주변 상권도 타격을 받습니다. 장비 대여점과 식당, 펜션 등 겨울철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가게들도 손님이 줄어들면서 문을 닫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스키장은 왜 이렇게 빠르게 쇠퇴하고 있을까요?
1. 겨울이 짧아지고 있다
첫 번째 원인은 겨울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11월 초부터 스키장을 개장하는 곳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평균적으로 12월 초에 개장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3월 초까지 운영하던 스키장도 2월 말이면 영업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스키장이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면 그만큼 매출을 올릴 기회도 줄어듭니다. 자연설이 부족하면 인공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과 장비 운영 비용이 발생합니다.
기온이 불안정하게 오르내리면 제설 작업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리프트와 설비 관리 비용까지 증가합니다. 기후 변화는 스키장 운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새로운 스키 인구가 줄고 있다
두 번째 원인은 새로운 스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스키장을 주로 찾는 연령대는 30~40대가 중심이지만 그 뒤를 이어 새로운 스키 인구로 유입될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여가 활동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겨울철 대표적인 레저 활동이 스키였다면 지금은 캠핑과 골프, 해외여행 등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일부 스키장은 어린이 시즌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이용객 감소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3. 스키장 이용 비용이 올랐다
세 번째 원인은 스키장 이용 비용의 상승입니다.
스키를 즐기려면 리프트 이용권뿐 아니라 장비 대여료와 의류 대여료, 교통비, 숙박비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면 지출은 더욱 커집니다.
전기료와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이 증가하면서 리조트 역시 가격을 낮추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스키장 이용에 필요한 전체 비용을 고려해 방문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4. 해외여행이 쉬워졌다
네 번째 원인은 해외여행의 대중화입니다.
과거에는 해외여행이 특별한 경험이었다면 지금은 항공권과 숙박 상품을 비교해 비교적 쉽게 해외로 떠날 수 있습니다.
스키장에 방문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해외여행 비용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국내 스키장의 경쟁 상대는 다른 스키장만이 아닙니다. 해외여행과 다양한 레저 활동까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스키장 매출에서도 확인됩니다. 하이원의 겨울 스키 매출은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시기 1분기에 약 150억 원을 기록했지만, 10년 뒤 같은 시기에는 약 89억 원으로 감소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약 41% 줄어든 수치입니다.
28년 전 IMF 때도 외국인이 한국 스키장에 몰렸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 스키장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약 28년 전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겨울에도 한국 스키장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볐습니다.
당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국 여행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습니다. 그러자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지역 관광객들이 한국 스키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 달 동안 한국을 방문한 동남아시아 관광객은 약 6만 4,890명이었습니다. 관광공사는 그해 2월 말까지 외국인 20만 명이 한국 스키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설 연휴를 전후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당시 한국 스키장의 가장 큰 경쟁력 역시 가격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는 6박 7일 한국 스키 여행 상품은 당시 기준 약 108만 원 수준이었으며, 일본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주요 홍보 요소였습니다.
일본 관광객들까지 한국 스키장을 찾았습니다. 일본에서 스키를 즐기는 것보다 한국에서 여행하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했던 스키장에는 지산과 용평, 베어스타운 등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운영을 중단한 베어스타운도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던 대표적인 겨울 관광지 중 하나였습니다.
28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스키장의 경쟁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아시아 관광객이 접근하기 좋은 거리, 처음 스키를 배우는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주요 장점입니다.
일본 스키장과는 무엇이 다를까?
물론 일본 스키장이 쇠퇴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본의 하쿠바 지역은 지난겨울 약 192만 명의 관광객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방문객을 유치했습니다. 반면 홋카이도 니세코 등 일부 지역에서는 리프트 이용 횟수가 감소하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일본 역시 자국 스키 인구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해외 관광객의 비중이 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중요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다만 방문객 구성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서양과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스키 관광객을 유치하는 반면, 한국은 눈을 보기 어려운 아시아 국가의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스키장을 찾는 이유 5가지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 스키장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택받는 이유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스키장을 찾는 것은 단순히 한국 스키장이 특별히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짧은 이동 거리, 초보자를 위한 강습, 서울 관광과 결합할 수 있는 편리함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 일본보다 저렴한 가격: 호찌민 출발 기준 한국행 스키 상품은 약 100만 원부터, 일본행은 약 280만 원부터인 상품도 있습니다.
- 가까운 거리: 베트남·대만·홍콩·싱가포르 등에서 비행 5시간 안팎이면 도착하고, 서울에서 스키장까지도 1~3시간이면 닿습니다.
- 초보자에게 편한 환경: 장비·의류 대여와 초보자 강습이 잘 갖춰져 있어 처음 눈을 보는 사람도 바로 스키를 배울 수 있습니다.
- 서울 여행과 묶기 쉬움: 낮에는 스키, 저녁에는 서울 쇼핑과 맛집처럼 한 번의 여행으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리조트의 오랜 해외 마케팅: 하이원은 약 18년 전부터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했고, 눈 테마파크나 외국인 라운지처럼 스키를 못 타는 관광객까지 겨냥합니다.
이 경쟁력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경쟁력이 영원히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베트남 여행사에는 지금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스키 여행 상품이 나란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가 더 저렴하고 편리한 상품을 내놓는다면 관광객은 언제든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환율이 변하면 외국인 입장에서 느끼는 한국 여행 비용도 달라집니다. 한국 스키장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의존한다면 환율과 해외여행 시장의 변화에 따라 수요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곳은 하이원과 비발디파크, 모나용평 등 대형 리조트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문을 닫은 스키장과 주변 상권이 저절로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스키장 전체가 부활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한국 스키장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
그럼에도 긍정적인 변화는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나용평은 스키를 타지 못하는 관광객도 즐길 수 있는 눈 테마파크를 조성했고, 하이원은 18년 동안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서울과 가까운 스키장들은 장비 대여와 초보자 강습, 교통 접근성을 강화하면서 처음 눈을 경험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스키를 잘 타는 사람만 방문하던 공간에서 눈을 처음 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겨울 관광지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강원도에서 며칠씩 머무르는 겨울 여행 상품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루 스키를 즐기고 떠나는 관광객보다 숙박과 식사, 주변 관광까지 함께 이용하는 관광객이 늘어난다면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 스키장이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 이용객을 다시 불러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한때 686만 명에 달했던 스키장 이용객은 이제 300만 명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국 17곳에 달했던 스키장도 최근에는 약 12곳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의 한국행 스키 여행 수요는 약 40% 증가했고, 하이원 리조트의 외국인 방문객은 약 4만 3,000명으로 54% 늘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과거 한국 스키장을 가득 채웠던 국내 이용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완전한 부활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눈이 없는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은 저렴하고 가깝고 편리한 겨울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 사람들에게 스키장은 점점 비싸고 부담스러운 겨울 레저가 되고 있습니다.
처음 눈을 밟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스키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 스키장을 즐겼던 한국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외국인이 한국 스키장에 갈 때 알아둘 것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스키장은 일본보다 얼마나 저렴한가요?
A. 베트남 호찌민 출발 여행 상품 기준으로 한국은 약 100만 원부터, 일본은 약 280만 원부터인 상품도 있어 최대 3배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다만 상품 구성과 환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서울에서 가장 가기 쉬운 스키장은 어디인가요?
A. 전철로 갈 수 있는 엘리시안강촌이 대표적입니다. 상봉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엘리시안강촌역(백양리역)에서 내려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됩니다.
Q. 스키를 처음 타도 괜찮을까요?
A. 네. 대부분의 리조트가 장비 대여와 초보자 강습, 초급 슬로프를 갖추고 있어 처음 타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습니다.
Q. 한국 스키장은 정말 다시 살아나고 있나요?
A. 외국인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국내 이용객은 여전히 300만 명대에 머물러 있어, 업계 전체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릅니다.
외국인 증가만으로 한국 스키장은 정말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한국 스키장은 지금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지, 한국 겨울 관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는 앞으로의 변화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 스키장은 과연 외국인 관광객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떠났던 한국인 이용객들이 다시 스키장을 찾는 날이 올까요?
한국 스키장의 진정한 부활은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뿐 아니라 국내 스키 문화까지 되살아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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